'뽕2' - 당당히 보여주고 싶다
2007.06.14 10:13
잠깐 '뽕'에 대해 정리하고 넘어가자.
첫째,
1925년 '개벽' 64호에 발표된
'물레방아', '벙어리 삼룡이'와 함께
나도향의 후기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의 이름.
둘째,
"마님~"하고 낮고 굵게 울리는 목소리가 전매특허인
영원한 우상, 영화배우 이대근과 이미숙이 출연한 영화 이두용 감독의 '뽕'.
우리 민족의 정서와 해학, 그리고 문학적 깊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에로물로 오해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출연료를 두 배로 준다고 해도 이대근은 결국 사양하였으며,
결국엔 강문영, 조형기 주연으로 88 서울올림픽 있던 해에 개봉한 '뽕2'.
그 뒤를 이은 유연실이
세숫대야에 엉덩이만 담근 채 온몸으로 물을 끼얹는 쇼킹한 장면으로
젊은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영화, '뽕3'.
셋째,
예전부터 누에 사육용으로 재배해 왔던 뽕나무에서
농가소득을 올리는데 일등공신으로 위상이 바뀐 웰빙식품, '오디 뽕'.
그 효능은 귀와 눈을 밝게 해주고 기침, 천식에 효과가 있으며,
중풍예방에도 유효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건강만점의 열매라 한다.
(이에 대해서 농소 박원장에게 직접 물어보러 갈 참)
여기서 아이러니컬한 장면 하나.
1989년 늦은 밤, 시인 기형도가
파고다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뇌졸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데
그 때, 상영한 영화가 바로 '뽕2'였다고 한다.
'웰빙~뽕'을 제대로 먹지 않고 관람을 했나?
이 얼마나
'뽕2' 포스터의 자막처럼
'에로티시즘과 해학의 절묘한 조화'이며,
운명의 장난인 것이냐?
며칠 전,
과실 열매들이 풍성한 하단 5일장 길을 걷다가
좌판에 수북히 펼쳐 놓은 이 넘을 만났었고.
어제,
마눌님과 함께 승학을 20여분 바짝 오르는
땀을 연신 훔쳐내며 한숨 돌리는 오름에서
또 이 넘을 만났다.
그래서
내가 이 넘을 친구들에게 공개하기로 하고
찍사 특유의 동물적 감각으로 앵글을 연신 들이댔다.
혼돈과 격동의 시대, 1980년대.
우리들 피 뜨겁던 시절의 추억어린 단어, '뽕 2'
두 장의 스틸을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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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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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따는 여인 율리
마누라가 수확해온 탐스럽게 익은 오디들
나는 뽕잎이나 오디는 누에나 묵는건줄 알았다.
그런데 둘다 사람한테도 엄청 좋은 거래요...
그런방면에 취미가 다향한 우리 마누라가
얼마전 뽕따러(?) 갔다가 뽕을(?) 엄청 따와서는
오디 효소를 담아 놨더라...
작년에 담은 걸 요즘 쥬스처럼 집에서 먹는데 너무 맛있는거 있제?
나도 우리 마누라도 뽕을(?) 아주 좋아하고요...
우리집엔 뽕도 아주 많이 있습니다!
ㅎㅎㅎ
숭진아!
지난번 결승전때 내가 찍은 사진들이 다 날라가삐리가지고
니사진과 2차에서의 사진들을 못올렸다!
지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