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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1. 

어제... 사우나... 안, 단골 이발소에 들렀다. 


별 표정이 없길래, "어디 불편하시냐?"고 물었더니, "허리가 좋지 않아서..."라고 받는다. 


- 짧은 순간, "저도 최근에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다 허리가 뻐근해서, 병원 갔더니, 디스크는 아니고 염좌라데요...찬 바닥을 피하고..." 하고 수다(?)를 떨 뻔했다. 


대신, 


"오래, 서서 일해 생긴 거군요.." 하고 물었다. "수술은 하지 말라고 하고, 물리치료 등을 받고 있는데, 잘 낫지 않는군요..." 


"적절히 쉬시면서 해야하는데, 그게 또 쉽지 않겠군요..." 


이발사는 조용ㅇ히, 가위를 놀리고 있엇다. 


--

말하기 보다, 

듣는 연습을 시시때때로 할 것... "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2.  

지리산에서 몇 가지 에피소드를 짚어준 바 있다. 


오늘 그 첫번째... 19세기의 사형수, 위키 리크스 이야기이다. 구둣방 점원으로 주인을 살해하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집행 날짜가 코 앞인데도, 그의 관심은 엉뚱한데 있었다. 신부의 집전도 건성이고, 기도도 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이제 도트 박사의 말대로 (생사의) 위대한 비밀을 알게 되겠군요"하고 큰 소리를 쳤다. 사형 당일, 그는 부축도 받지 않고, 혼자 씩씩하게 사형대를 올라서서는 운집한 군중들에게, 흡사 콘서트에 오른 연주의 대가처럼, 좌우 가운데로 인사를 꾸벅했다. 그러자, 좌중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들렸다. 그는 흡족하게 밧줄을 목에 걸었다. 


성자의 초연한 용기라고?


그의 단 하나의 관심은, "내가 청중들에게 어떻게 보일까"였다. 


타인을 의식하는 것은 그 사형수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한다. 문제는, 정도요, 경우이다. 그게 우리의 정신적 안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주의가 필요하다! 


안다. 오래전부터의 두려움... 홀로 살 수는 없는 인간이, 집단으로 짐승들과 외적에 대항해야 했을 때, 그리고 농사를 지으면서 집단적 군락을 이루어야 했을 때부터,,, '사회적 추방'... 요즘말로 왕따는 <죽음>과 같은 말이었을 수도 있다. 


타인의 시선이 무의식적 기제로...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어린 아이를 훈육하는 엄마의 회초리에서, 학교 선생님의 훈화... 사회의 상호 감시 등이... 그렇게 우리를 지배한다. 우리는 우리의 욕망을 욕망하지 못한다. 라캉이라는 현대 정신분석학자 왈, "우리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고 있다!"고 갈파한 바 있다.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자기 욕망이라고? 천만에, 두려움이 우리 행동의 기본 동기이다. 


과감히... 그 목에 쓴 칼을 벗어던질 필요가 있다. 이상도 하지, <익명의 시대>라, 다른 사람 신경 쓸 필요 없다는데도,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욱 더 예속되어 있다. 


예전에는 좋았다. 적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봉건 영주이건, 양반관료이건, 독재자건, 시어머니건... 그런데 자유과 확대된 시대, '권위'는 숨어 있고, 적은 안개 속에서 뚜렷하지 않다. 쏘아대는 광고, 보이지 않는 압력... 인간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규율하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기재가 있다. 우리는 그것이 예비해놓은(?) 루트로...트랙 속에서 루틴하게 삶을 살아간다. 


그 압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내가 남의 인생을 대신, 혹은 대리해주고 있다면 "나 자신은 누가 돌볼 것인가" - 이것이 화두 중의 화두이다.


유교의 어법을 빌리면, 위기지학(爲己之學)', <나를 위한 도정>의 

 

첫번째 걸음은, <타인의 평판과 시선>에 과감하게 저항(?), 반항하는 것이다. 


나의 멘토, 황제의 조크가 있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째서 자신에 대해서는 자기보다 남의 의견에 더 의존하는 것일까?"

 

비판부터 둔감할 필요가 있다. 옛 선비들은 '비판' 앞에서, 온건하고 합리적인 태도를 주문했다. "반성해보고, 옳다 싶으면 약으로 알고, 고맙게 생각하고, 자신을 고쳐라!" 그런데, 과장이 심하거나, 터무니 없다면, 무시해라...망령된 인간이라고..." 


타인의 평판은 그리 신경 쓸 일이 못 되는 것! 대체로 부정확하고(*제가 나를 어찌 아는가?), 그리고, 생각보다, 별 영향력이 없다! 


무엇보다, 그놈의 평판이라는 것이 호의적인 경우가 드물지 않은가... 


타인으로부터의 자유가... 독립이, 홀로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이즘 말로, 힐링의 첫걸음이다.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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