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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제비꽃에 대하여

2009.04.10 10:30

이승진 조회 수:285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천년고찰, 직지사 비로전 앞
삼층석탑 위로 사월 초파일 등이 걸렸습니다.
오색등 아래, 탑의 기단
돌의 틈새를 비집어 뿌리를 내린
'오랑캐꽃'들이
 따사로운 봄볕을 즐기며  
도란도란 피었습니다.

저 꽃들이 필 때쯤 오랑캐가 쳐들어 왔다고 해서
한때 '오랑캐꽃'으로 불리웠던 
그 때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탑돌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요.

세월은 흘러, 이젠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쯤 핀다고 해서
'제비꽃'이라 부르지요.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지만
.......

렌즈를 들이대며 한동안을
제비꽃 따라
나도 돌며  
봄날의 한 때를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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