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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New~ 세상에 공짜는 없제!!!

2009.04.03 11:12

박종규 조회 수:454

 

요즘 조간을 신문을 보면

몇 일째 계속 1면 top을 장식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그 유명한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다


나와 이 양반은 좀 인연이 있다

1990년도 초반에 이 양반이 일명 히로뽕을 하다가 구속된 적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주로 변호사를 선임할 때 전관예우를 기대하고

현직에서 갓 개업을 한 변호사를 선임하는데

그 당시 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하다가 개업을 하게 된

나의 고등학교 3년 선배를 변호사로 선임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선배 변호사님이 나에게 전화를 하여

자기가 박연차 변호인으로 선임되어 있는데 구속이 되어 있으므로

자기 회사의 업무상 서류에 대하여 결재를 할 수 없게 되어

나보고 구치소에 접견을 가서 회사 서류에 결재를 받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개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친한 선배가 부탁을 하는데 거절할 수가 없어

태광회사 서류를 들고 박회장을 만나러 구치소로 가게 되었다

보통 일반인들은 안에 들어 있는 사람들과 면회를 하게 되면

5분 정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으므로 안부만 묻다가 시간이 다 흘러버린다

그러나 우리 변호인 접견에서는 시간 횟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제법 오랫 동안 서로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그날도 내가 가지고 간 서류를 내 밀자 박회장은 늘 결재를 하던 서류라

대충보고 2~3분 사이에 결재를 완료하였다

그런 후 안에 들어앉아 있는 사람들은 하루 동안 어떻게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가가

관건이므로 이 양반도 볼일을 마치고 바로 자기 방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나에게 이런 저런 인생 하소연을 쏟아 붓고 있었다


그런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잠시 시간을 내어 하소연도 들어 주면서 시간을 떼어주었다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이지만 그런대로 마무리를 할 즈음

그 양반은 나에게 일부러 이렇게 시간을 내어 주어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

당시에는 자신의 형편이 좀 어려운 편이므로 돈으로는 답례를 못하고

자신의 회사 신발 제품이라도 한 100만원을 상당을 보내주겠다고 이야기 하였다


재판결과 박회장은 초범이므로 집행유예로 석방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음에도 약속했던 신발을 보내주지 않는 것이다

친구들에게도 농담삼아 그 양반으로부터 신발을 받게 되면 하나씩 주겠다고

이야기한 터이라 잠시 섭섭한 마음도 생겼으나 처음부터 내가 댓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기에 그 이후로 그냥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지내고 있는 사이에 지금으로부터 불과 7~8년 전부터

그 양반이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신발산업을 일으켜 엄청난 돈을 벌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고 김해 소재 정산칸츄리골프클럽도 그 양반 것인데

위 골프장을 회원제로 분양하면서 분양가 3억원 정도로 1, 2, 3차에 걸쳐 분양계획을

세워놓고 1, 2차 분양을 완료하여 260명만이 정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상태에서

마지막 3차 분양을 취소시켰다는 것이다.


마지막 3차 분양을 하게 되면 최소한 400억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돈은 천지로 있으니 회원을 늘려 복잡하게 하지 말고

이미 회원으로 된 사람만이라도 조용히 놀자는 이유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일이 진행되자 골프회원권값은 최초 분양가를 훨씬 초과하는 4억원 이상으로

치솟게 되었고 기존 회원들은 재미를 톡톡히 보게 된 것이다.


최근에 우리 정계 관계 유명 인사치고 그 양반 돈을 못 받아서도 바보가 되고

받아도 바보가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돈으로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옛말에 “개같이 돈을 벌어도 정승같이 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가방끈이 짧은 그 양반이 이런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을 리가 없었던 것 같다


棺속에 들어가서도 돈이라면 손을 내밀만큼 돈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에게는

재물의 탐욕을 경계하기 위한 속담으로 “신비스러운 龍은 먹이를 탐하지 아니하고

기품있는 봉황은 잘 차려진 새장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 정도는 알지 못하더라도 박연차로부터 돈은 받은 가방끈이 좀 긴 사람들도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한마디만 가슴에 지니고 살아왔다면

오늘날 이 수모를 겪지는 않을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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