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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동희가 갔다

2007.05.02 19:34

정용정 조회 수:721

가냘픈 어깨의 아내와 어린 아들들을 남기고
동희가 갔다.

먼 걸음을 한 울산 성수, 대구 종호, 부산 홍배와 무철,
이젠 타향살이가 익숙해진 서울 친구들의 슬픔을
영정 사진으로만 맞으며
그렇게 갔다

친구들 만날 즐거움에
홈카밍데이를 무척이나 기다렸었다고
친구의 아내는 목이 메어 뜨문뜨문 말을 전했다

아버지란 업(業)의 고통은 죽음보다 깊어서..
부산에서 황망한 걸음을 하신 친구의 아버지는
문상객들을 위해 애써 의연함을 잃지 않으셨지만

당신의 가슴에 박혀 들어앉았을 얼음덩이가 마음 아파
낮부터 자리한 재왕이와 남경수, 그리고 나는
많이도 울었다.

저녁에는 봄비도 내렸고..
절 두번 송별인사를 억지로 회피하다
결국은 소주잔을 영정 앞에 올리며
어깨를 들썩이던 장성수 때문에
둘러서 있던 희수와 경수, 고박과 나는 또 울었다

남자 오십은 눈물이 많아지는 나이임을
동희를 보내며 알았다
무뚝뚝한 말씨 속에 담겨진 친구의 여린 심성을
먼 길을 보내며 알아차렸다.

니캉 쐬주라도 한 잔 더 할걸. 나의 아둔함이 미안하다

좋은 봄날에 가슴이 아프네.
아침에도 식사를 하다 울컥 목이 메더라.
그러나 좋은 봄날이라 다행이라고
아픔을 뒤집을란다, 친구야~
용서하시게.

니가 내 옆에 있어 고마웠다, 동희야.
벌써 보고 싶어지네.
영정사진이라도 또 보러 갈란다
사랑한데이, 고3시절 내 짝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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