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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구둔역

2007.06.06 22:03

김옥운 조회 수:437

 

녹슬고 풍화돼가는 버려진 쇳덩이의 사랑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 열차는 팔당역을 만나면서 오른편으로 시원한 남한강을 끼고 달린다. 강을 거느리는 이런 삼상한 주행은 그러나 양평까지 뿐이다. 양평을 지나면 철로는 산중으로 이어지며 특히 용문에서 원주에 이르는 구간에서는 번듯한 국도 하나 마주치는 법없이 저홀로 산속 오지를 누비며 가게 된다. 양평 구둔역은 이렇듯 산으로 드는 초입에 선 간이역이다. 이제는 양평도 수도권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구둔역은 아직도 도회의 냄새를 전혀 묻히지 않은 청정 자연의 시골역일 뿐이다.

 

 언덕길을 오르면 녹록지 않은 세월을 담은 고목들이 의연히 서있고 그 사이에 흰벽에 갈색 지붕을 인 성냥갑같은 역사가 나타난다. 이국청취마저 풍기는 역 건물은 단출하면서도 어여쁘다. 아담한 역 광장에 서서 방금 올라온 비탈길을 내려다보면 살가운 사람 냄새 풍기는 몇 채 함석집과 기와집이 보이고 그 너머로 신록의 가로수를 촘촘히 세우고 있는 산길이 눈에 잡힌다. 역의 이편저편이 모두 제격에 어울리는 풍광 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역은 비록 10년 전부터 '승차권 차내 취급역'으로 격이 내려갔지만 화랑대역, 일산역, 송정역 등과 더불어 근대 문화유산 등록문화재가 되어 또다른 명성을 지닐 수 있게 되었다. 역사가 깃든 이런 안팎의 풍치가 그 값을 받은 것이다.

 

 냉기마저 풍기는 대합실의 나무 의자에는 주인없는 방석들이 얹혀 있는데 어느 한때는 사람들로 붐비었을 매표소 창구마저 굳게 봉해져 있다. 그래서 벽면을 채운 열차 시각표 옆에 친절하게 버스 시각표가 붙어 있는 모습도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승강장으로 나서면 역무원들이 꾸며놓은 앙증맞은 분수대가 있고 그 한편에 철길을 가로질러 이웃마을로 연결되는 침목 횡단로가 있어 나그네의 걸음을 유혹한다.

 

 고적한 행로를 걷는 이에게는 번화한 도회역보다 산골 간이역이 더 정겹듯이 적막한 시골역에서도 닳아 윤나는 철길보다 한쪽 모퉁이에서 오래 차바퀴를 만나지 못한 채 녹슬어가는 철로가 더 안쓰럽게 마음에 잡히게 마련이다. 정겨운 만남이 속살 비비는 격정으로 솟구쳐 마침내 달빛보다 더 환해졌다가 노을처럼 소멸되는 사랑의 이치가 어찌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랴.

 

 간이역 한편에서 녹슬고 풍화돼가는 버려진 쇳덩이를 보며 사랑의 갈구와 이루지 못한 사랑의 고통 그 좌절의 본체를 건져올리는 시는 차라리 생명 있는 그것들에 대한 것보다 더 통절하다.

 

 

글쓴이는 "최 학"으로 우송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소설가다.

 

 

 

구  둔  역

 

설태수

 

간이역 모퉁이의 녹슨 철로

기차가 다니는 철길처럼

속살끼리 비비며

달밤에도 빛나고 싶건만

그렇게 소멸되고 싶건만

버려진 철로는 바람과 비와 눈을

적막을 견딜 수 없어

소리없이 제 몸 찔러가며

검붉게 사위어가고 있다

취한 듯 쓰러지고 있다

 

 

결승전 당일 서울가는 차편으로 보내기 위해 아침 5시경 원동 IC로 나온 조기준 동기와

어제 밤을 새워 장만한 아나고회와 양념, 상추 등등

자!! 동기 여러분들 내 눈만큼 크게 뜨고 왼편 상단부와 오른쪽  아래편을

잘 보시길!!! 기준이가 젤 크게 찍으라 했는데.....

김애경과 광연, 뒷배경은 김기정 동기의 "부가부" 그네

김기정 동기의 명함

 

 

우리 아파트 앞 뜰에 핀 꽃들인데 "붓꽃"밖엔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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