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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肉月

2007.06.01 17:54

이승진 조회 수:498

 


     모처럼 뜰에 나서니

     담장 벽에는 아이비가 드리우는 그늘이 제법 짙었건만,

     그 당당한 기세에 밀려선지

     작년에 비해 철쭉은 '영~ 아니올시다' 行色이다.


     친구들

     보이시는가?





     아니, 나리꽃 말고.

     찍사의 앵글이 겨누고 있는 허공을 잘 보시게나. 



     나리가 받드는 붉은 기운을 받아 
     한쪽 뺨이 불그레 달아오르는,

     햇살 속에서 깔깔거리는 깨어지지 않을 알들.

     풋살구들 말일세.


     열여덟 순이가 돌아오길 기다리던 살구꽃이

     환하게 피고,

     또 흩날리던 봄길이

     돌아보니 어느새 아득하다.





     옛날 

     시집온 새댁들 더러는 물 긷다말고

     풋살구 하나씩 따먹고는 애기를 배고,

     살구나무 아래서 달밤에 옷고름을 풀고 집을 나갔다 하지 않은가?



     바야흐로 肉月.

     그래선지 오늘 새벽,

     설친 잠속에서 본 마눌님이 유난히 예뻐 보이더라고.ㅎㅎ

     영글어가는 살구 무게 때문에
     늘어진 나뭇가지를 받치다보니

     바짓가랑이 사이로 손에 잡히는 그 불알이 오버랩 되더라고. 

     머, 그랬단 유월의 이바구여.


     친구들~
     이 탱글한 肉月에, 
     부디 成佛하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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