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다섯, 그리고 눈물..
2012.02.26 21:45
모처럼 여유가 있는 일요일이면
아내와 나는 소파에 나란히 앉아
수도꼭지를 틀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단원들 오디션에서의 사연들,
동물농장 유기견 얘기,
최근에는 'K Pop Star' 젊은 청춘들의 노래 감동 또한,
어찌 그리 울 일이 많은지...
지난 토요일 서울에서
막내형의 큰딸 결혼식이 있었어.
(내게는 어릴 적부터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조카)
주례사 뒤에 신랑, 신부가 서로서로에게, 그리고 양가부모와 하객들에게
읽는 편지를 듣다가 얼마나 주책맞게 줄줄 울었든지...
그것도 하객자리 제일 앞 상석 테이블에 앉아서 민망하게.
옛날 같으면 참고 말든지
스~을~쩍~ 눈물을 훔치거나 내색을 아니 했을 터인데
나이가 뻔뻔하게 만드는지
얼마후 식을 마치자마자 옆에 앉은 엄니, 형, 형수들에게
수도꼭지 틀었다는 걸 광고까지 했어.
(ㅋㅋ 심지어 오늘은 칭구들에게까지 ㅎㅎ)
"아이코~ 짬보삼촌 두 번 더 울어야 되겠네요"라는
두 미혼 조카딸의 기습 펀치에
"제발 빨리 울리도~"라고 받아치며
새순이주모에게 너스레, 썰레발도 떨었어.
"여보~ 당신 딸 안나아주써 고맙데이. 역쒸 당신은 현명해"
"딸 있었으면 -죽어도 몬보네- 억지 쓸 뻔 했데이~"
딸 가진 친구들 보면 부러워 죽는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조카 결혼식 이후로 극복했어 (다들 알재?)
오히려 딸바보 친구들 걱정되는 오지랖이 드네 ㅋㅎ
변덕스럽재? 오십다섯 낫살이나 무거가지고...
사실
오늘 야부리를 튼 이유는,
에, 또, 그.. 저.. (머리통 긁적긁적...)
상열이와의 자유게시판 출석 페이스북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샴실에서 부리나케 야부리를 틀었어.
그렇지만 상열아~
창형이 얘기로 울려주서 고맙데이~
한 번 더 철~퍼~덕~
셔블 짬보칭구가..
댓글 9
-
이병태
2012.02.26 22:20
-
박인정
2012.02.27 00:14
철인 ! 아들둘이제 .. 보소 ! 이양반아 !
며느리 두명 데리고 오면 그 두 며느리 부모님 마음 울릴것 생각 안해봤쏘...
고박. 울리면 큰일인데 .. 세순이 주모 닮아서 두 아들도 착한 아이들 이지 .철인닮았으면 ???
사나이가 눈물이 많으면 안되는데 철인답게 울지마소 쪽팔리게씨리 ! 건강좀챙키가면서 돈버소 .
-
정용정
2012.02.27 10:41
제품의 사양이 그리 타고났는데 우짜것소, 이태시인/인정거사~
선배형들이 내게 붙여준 별명이 '대까선생'(대나무밭 까치독사처럼 모질고 독하다고)인데...
늘거가매 세상살이 설버서 그런지 눈물이 잦네, 그랴~
남자들 늘거갈수록 어린 가스나~''된다 쿠더니... ㅋㅎㅎ;;; ;;;;;
상열아~
사실.. 사실..
큰절하는 니 성긴 머리를 보고 하루 종일 울컥했데이. 감동이었데이.
'억세고 슬기로운 겨레는 오직 어엿한 모성에서 이루어지나니...'
예전 경남여고 교정에 새겨 있는 청마 유치환선생의 말씀을 소개했었는데...
어려움을 이기면 지혜로워지나니,
억센 '아부지의 사랑'을 먹고 컸을 창형이 좋은 의사선생님 될 것을 믿는데이~
고맙데이 상열아~
-
박춘렬
2012.02.27 11:33
'인생은 겪는 것'이라고 어느 스님이 그러더라.
긍께, 햇살도 비바람도
다 겪어야 되는 거 아이겠나 시푸더라고.
어데 상열이만 그렇겠나, 먼저 간 정호도 희탁이도 가다돌아온 나도, 살아남은
우리모두 겪어야되는 거겠제.
근데, 상열이는 와 베코칬는고...
태식목사한테 다구지기는 건가?
-
이상열
2012.02.27 23:43
용정아 또 왠 철퍼덕이고,,,,나도 또 해야되잖아 철퍼덕~~ 그래 인자 뿔라진 백도 아니고 뿔라진 백십 이잖아 다 맽기자 다 맽겨 지 알아서 다한다,그자? 우리도 알잖아 한날 교회에 갔는데 예배 마치고 이태식목사님이 슬 다가오더니 "열아 니가 오고부터우리교회가주변의 평판이 좋아졌다"하는거야 그러더니 "얼마나 잘해 주길래 저리 스님도 오노" 카더라
-
이병태
2012.02.28 11:25
대박! 해외토픽감이네...
상열아, 나는 네가 25년 전 삼성전자에서
나에게 베풀어 준 도움을 잊을 수가 없다.
년 전에 경주에서 본 창형이는
25년 전의 네 모습을 쏙 빼닮았더라!
-
고영호
2012.02.28 11:46
용정아! 니가 수도 꼭지를 트는걸 보니
나도 요즘은 자주 뭉클뭉클하는기 비정상은 아니었구나!
울 수있는 감성을 가지고 사는 것은 행복이라더니
우리도 이제 행복할 때가 돼 가나보다!
춘렬아!
포항은 잘 지키고 있제? 포항하고 울산이 이래 먼긴지?
요새는 주말에 해운대 해운정사로 안건너오나? 건너오거든 연락한번 도고!
상열아! 잘 있제?
창형이 인턴은 어데로 들어갔더노?
니 요새 찍는 이쁜 꽃 사진도 좀 여기 올리주라!
-
서수교
2012.02.29 11:37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정상이구나
좀 감정에 느낌이오면 눈에서 그냥 그냥.....ㅋㅋㅋ
마누라옆에서 안보이려고 하는데 그냥 펑펑 울어야겠다.
참느라 괜히 힘주고.
용정아 고맙다 같음을 보여주어서......
상렬아 졸지에 스님이 되었구나
두종교 잘 통합해봐라 일통되지않겠나
다들 건강하시게
앞으로는 그냥 수도 꼭지 틀란다.
-
정용정
2012.02.29 15:18
아요~ 연대장님~ 방구'도 터는데..
티슈도 건네주고 심지어는 서로서로 닦아도 주고 그래 보소
다이아반지 선물하며 이벤트 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요 ^^
ㅎㅎ 가난한 짬보의 잔머리 ㅎㅎ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663 | 제 41회 기별야구대회 개최 [6] | 동창회 | 2009.09.04 | 1613 |
3662 | 구미의 巨人, 금오산에서... [3] | 이승진 | 2009.09.15 | 1595 |
3661 | 용마 산악회 금오산 경부 합동산행 | 고영호 | 2009.09.14 | 1580 |
3660 | 송정 밤하늘에 울려퍼진 후라 경고 야! 야! [11] | 몰섹 | 2007.08.26 | 1575 |
3659 | *8월서부지회정기모임* [2] | 최주홍 | 2012.08.07 | 1561 |
3658 | 2010년 정기총회 스케치 | 이승진 | 2010.01.22 | 1561 |
3657 | 홈컴잉 사진 (서울역 - 학교) | 재경동기회 | 2007.05.08 | 1561 |
3656 |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1] | 정용정 | 2009.09.06 | 1560 |
3655 | ' 오마이갓 ' 오픈합니다 [9] | 오용환 | 2012.06.12 | 1547 |
3654 | 31 '어울림 한마당' 행사 찬조 내역 [1] | 동기회 | 2012.05.03 | 1539 |
3653 | 시도 때도 없이 뽀르륵.. [5] | 정용정 | 2012.05.06 | 1528 |
3652 | 혼주 장 성호를 상주(?) 장 성호로 불러 발음이 샛던 날,,,, [8] | 서동균 | 2013.03.04 | 1527 |
3651 | 누구 아이란 말인고 | 박인정 | 2012.02.21 | 1516 |
3650 | '가을 전어' 벙개모임 안내!!! [3] | 재경31동기회 | 2009.09.18 | 1506 |
3649 | 담배·술 수명 10년 단축한다 [3] | 고영호 | 2009.09.18 | 1504 |
3648 | 누드 첼리스트'Nathalie Manser'의 연주 [7] | 이승진 | 2007.06.29 | 1501 |
3647 | 그대 먼곳에 ~♬ [2] | 사무국장 | 2012.05.31 | 1498 |
» | 오십다섯, 그리고 눈물.. [9] | 정용정 | 2012.02.26 | 1496 |
3645 | 41회 기별야구에 출전하며~~! [2] | 정문 | 2009.09.14 | 1496 |
3644 | 세여자의 넋두리 [1] | 박인정 | 2010.01.15 | 1486 |
哲人,
도리짓고땡에서
5+5...
5땡 잡았다고 막 지르다가는
코피 터지는 수가 있잖은가.
눈물이 淨化劑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껴 써야 할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