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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근대서양 철학의 시조라는 데카르트가
한 명언이다. 학창시절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어렴풋이 배워 
장남삼아 써먹곤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데카르트가 이 말을 하게 된 배경을 보면 근대에 들어서면서
중세시대 신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인간이 세계의 주체로서 등장하게 되는데,
과연 인간이 세계의 주체로서 세계를 있는 그대로 파악할 수가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종전 중세에는 신의 말씀이 곧 진리였기 때문에 진리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문예부흥과 함께 인간이 세계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였기에
인간이 ‘이성’을 가진 주체로서 세계를 파악하여야 할 의무가 부과된 것이다.
 
그리하여 데카르트는 의심스러운 것은 모두 배척하는 회의적인 방법으로 사유하면서
자신이 생각하고 있다는 점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를 남기게 되었다.
즉, 데카르트는 
“나는 내가 사유하는 동안만 존재하고, 사유를 멈추자마자 존재하는 것을 멈춘다”
는 의미로 위 명제를 남기게 되었다.
그런데 사유를 멈추자마자 존재하는 것이 멈추게 된다면 
우리의 육체는 존재와 아무런 상관이 없게 되는 것이 아닌가?
결국 데카르트는 인간이란 이성을 가진 (정신적인)존재이고, 
육체는 그 이성의 토대에 불과하다는 “심신이원론”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원론은 쉽게 말하면 ‘너’는 ‘너’고, ‘나’는 ‘나’다.는 사유방식이고
 너와 나의 뿌리는 같다(與我同根).는 사유방식이 일원론이다.
이원론에게 의할 경우 소외의 고통과 소통의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는데,
현대의 환경파괴를 비롯한 지구적인 재앙의 배경에는 이원론적인 사유에 따른
현상의 결과라는 비판론이 대두되고 있음)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서양에서는 인간을 보통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인간이 분명 생각하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과연 인간은 존재하기 위하여 항상 생각을 하여야 할까요?”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갈 때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합니까?
 
혹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며 화장실에 가는 경우가 있습니까?
'이제 일어나야 한다. 밤 사이에 내 방광은 소변으로 가득 찼다.
지금 소변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일어나서 손잡이를 돌려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그리고 아홉 걸음 정도 걸어서 화장실의 불을 켜자.
그리고 변기 뚜껑을 열고 볼일을 보자.‘
아마 이런 생각을 하면서 화장실을 가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단지 우리는 아무 생각도 없이 소변을 보아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생각도 없이 화장실 볼일을 보았을 때는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가요?
 
서양의 근대철학은 데카르트의 합리론과 베이컨, 흄 등의 경험론을 거쳐 칸트에 이르러
관념론으로 정리가 되는데, 프로이트의 무의식의 발견으로 기존의 철학적인 사유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프로이트의 적자라고 주장하는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라캉은 정신분석학적 입장에서
데카르트와 달리 “나는 내가 존재하지는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습니다.
이러한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삶과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삶은 
항상 불일치한다 는 비극적인 현실을 표현한 것입니다.
라캉은 결국 우리의 무의식이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삶(존재)과 사유(생각)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밝혀내고 있습니다.
 
(라캉은 “우리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는 명언을 남겠는데
어릴 적 부모님의 칭찬에 따라 공부도 열심히 하고 착한 어린이가 된 것은
부모님의 욕망에 따라 나의 욕망이 무의식적으로 결정이 된 점을 생각하면
나의 욕망은 순수하게 내가 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근대에 와서 프로이트에 의하여 무의식을 발견하였으나,
동양의 불교는 약  2,500년전에 이미 우리의 무의식을 간파하고 
우리의 의식을 쉬게할 경우 생명의 실상(존재)이 드러나며,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나’는 실체가 없이 연기적으로 생한 것에 불과한 假의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선문답에서는 “불법의 대의가 무엇입니까” 또는 “무엇이 부처인가요”라고 묻는 순간
즉, 생각을 일으키는 순간 ‘불법의 대의’와 ‘부처’(생명의 실상)로부터 
십만팔천리나 멀어지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선사들은 질문을 던지는 제자들에게 몽둥이질, 고함질 또는 코를 비트는 방식으로
질문자체가 우문(제자가 '불법의 대의'와 '부처'라는 어떠한 실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우리가 생각할 때도 존재하고 생각을 하지 않을 때도 존재합니다.
즉,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여부와 아무런 관계없이 존재합니다.
다만, 우주의 실상은 우리의 생각(언어, 개념)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고
불교는 고구정녕 이야기 합니다.
 
 
그러므로 불교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며
위 라캉의 사유와 유사한 입장이 될 수도 있으나 
불교는 더 나아가 ‘생각하지 않을 때 존재하는’ 존재에도 
어떠한 실체가 없다는 無我를 기반으로 해탈, 열반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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