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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남과 비교하지 말자???

2012.12.20 14:19

박종규 조회 수:928

 
“절대 동기동창과 비교하지 말자. 잘 나가는 친구와 비교하는 대신 
내가 가고 싶은 길과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철수의 생각> 중에서 .....
 
사회에서 성공을 한 사람들의 자서전이나 자기계발서 등에
약방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문구 중 하나입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방법으로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는 의미로 쓴 글이겠지요.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불교의 궁극적인 가르침도 역경계(우리에게 고통을 가져다 주는 상황)나 
순경계(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 주는 상황)의 어떠한 경계를 당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에 주인이 되어 그 경계에 휘둘리지 않는 대자유인이 되는 것이 
해탈이고 열반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조계종은 중국의 선종의 일파인 임제종의 종풍을 이었다고 표방합니다.
그 임제선사의 어록인 임제록에는
隨處作主 立處皆眞  / 수처작주 입처개진 
어느 곳에서든지 주인이 되라.
그러면 지금 있는 그곳이 모두 참이다.는 문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남과 비교하지 않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라는 가르침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또 간단한 표현으로 성철스님이 자주 설하시던 법문 중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말씀도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처작주를 할 수가 있겠는가가 문제가 되지요
솔직히 하루에도 몇 번 씩 무의식적으로 남과 비교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을 알아차리고는 스스로 깜짝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절대 남과 비교하지 않는>사람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고 죽은 자가 아닐까?
결코 우리는 인간인 이상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살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요?

정신분석 내지 심리학을 전공하는 석학들도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나도 어쩔 수 없는 나의 무의식의 작용이라고 합니다.
불교에서도 우리는 6가지 의식과 2가지의 무의식이 있는데 
그 중 我愛, 我見, 我慢, 我癡 즉  ‘나’라고 생각하고 고집하는 
무의식인 제7식(마나식)의 작용으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남과 비교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의 이러한 구조를 알면
무조건 ‘절대로 남과 비교하지 말아라’는 것은 방법론 적으로 부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지만 우연히 남과 비교하게 되고,
그로인해 만약 부러워할 일이 있다면 
질시 내지는 질투하면서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그 부러워하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나아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 중 의식에서는 거부하고 부정할려고 하지만
우리의 무의식은 이미 부러워하는 마음이 잠재하게 되어 
결국 의식과 무의식이 불일치하는 정신분열 현상이 생기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 그 부러움도 無常한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사무치게 통찰하여
거기에 집착을 하지 않을 태도를 가질 때
우리는 대자유인이 되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므로 우연히 남과 비교하게 되고 그 결과 부러워할 일이 있다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부러워하되, 그 대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정신적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는 것은 오게 하라
머무는 것은 머물게 하라
가는 것은 가게 하라
늘 고요하며
늘 참나를 숭배하라

슈리푼자의 <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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