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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수교 글 댓글 이어서~~길다,,1

2012.03.16 15:55

서동균 조회 수:211

★ 다시 보는 중국인 ★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최대 교역국이자 북핵 문제 해결의 주요 길목이며,

한류(韓流)에 열광하는 중국은 장밋빛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고구려사 왜곡에서는 패권주의라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24일은 한.중 수교 12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인은 중국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중국과 중국인의 참모습이란??????

 

1. 자기 일 아니면 '만만디..돈 되는 일에는 '급발진'

 

중국 남부에선 '비상구(非常口)'를 '태평문(太平門)'으로 불렀다.

대만과 홍콩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 어느 언론인은 이를 "중국의 대륙적 기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했다.

"생사를 다투는 비상구 앞에서 태평스러운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중국식 여유"로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중국인이 비상구를 태평문으로 부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중국에선 영안실, 즉 시체 안치실을 '태평간(太平間)'이라 한다.

"중국인이 만만디라니…"

또 영안실뿐 아니라 모든 문에 '태평출입(太平出入)'이라고 써붙여 둔다.

출입을 관장하는 신에게 안녕을 비는 말이다.

중국인들은 사람의 탄생과 죽음에 관련된 모든 제례와 출입을 관장하는

'태평신(太平神)'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비상구를 태평문으로 부르는 것은

'위급한 시기에 나를 안전하게 보호해 달라'는 주술적 기원이 담긴

표현에 불과하다. 대륙적 기질과는 상관이 없다.

'만만디(慢慢地, 천천히)'는 중국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적 표현이다.

뒤차가 아무리 경적을 울려대도 느긋하게 제 갈 길을 가는 자전거,

효율이라는 단어는 전혀 모르는 듯한 일처리, 내 일이 아니면 천하에 누가 뭐래도

새겨 듣지 않는 태도에서

만만디를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에서 사업하는 한국인들은

"도대체 누가 중국인을 만만디라고 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찬다.

돈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에서만은 한국인의 '빨리 빨리'를 제압하고도

남는다. 병아리를 채가는 날쌘 매처럼 자신의 이해가 걸린 일에는 인정사정 보지 않고

달려드는 게 중국인이다.'빨리빨리'한국보다 더해

중국식 '빨리 빨리'의 전형은 거리에서 나타난다.

중국의 도시 교통은 '아스팔트가 깔린 정글'로 표현된다.

틈새를 파고드는 잽싼 운전 기술은 '무공불입(無孔不入, 들어가지 못하는 틈새가 없다)'

으로 표현된다. 그런가 하면 뒤로 처지면 죽기라도 하는 것처럼 앞으로 돌진하는 행위는

'쟁선공후(爭先恐後, 선두를 다투고 뒤로 처지는 것은 두려워한다)'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2년여 자동차 정비를 해온 사람은 중국인의 기질을 이렇게 표현했다.

브레이크의 라이닝을 잡아주는 석면과 쇠로 만든 부품인 브레이크 패드의 경우

"한국인들이 운전하는 차에 비해 중국인들이 모는 차는 30%가량 더 빨리 마모된다"는

것이다. 급발진과 급브레이크, 급회전 때문이다.

그로 인해 타이어의 편(偏)마모 현상도 심하다. 마모된 부분이 톱니바퀴처럼 떨어져

나가는 현상도 잦다고 한다.

'삼국지' 인상은 버려야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인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어릴 때 읽었던 '삼국지'에 기반을 둔 것이다.

만만디와 영웅주의적 시각으로 중국을 본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다.

둘째는 찬란한 중화 문명에 대한 동경이다. 한자로 대변되는 중국 문화의 우수성을 무조건 선망한다.

셋째는 중국인이 모두 음흉.교활하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인을 무조건 나쁘게 보는 헛된 자존심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중국은 말 그대로 '문명 대국'이다. 오랜 전통과 역사,

이로부터 축적된 수많은 관행과 지식,

그리고 지혜가 두껍게 쌓여 있다.

또 고난의 역사를 살아온 중국인들에겐 사람을 믿지 못하는

의심의 그늘 또한 짙다. '만만디'로 대표되는 단편적인 시각만으론 중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없다.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벌이는 오늘의 중국인들에겐

그들의 역사와 집단적 경험이 모두 녹아 있기 때문이다.

2.속내 꼭꼭 감추는 '담장 문화'

 

사무실마다 높다란 칸막이…영역 침범은 금물

베이징(北京)에는 유난히 담장이 많다. 평균 높이 11m의 붉은 담이 쳐진 자금성(紫禁城),

중국 지도부가 모여 사는 중난하이(中南海), 골목마다 사방을 메우고 있는

전통 가옥 사합원(四合院), 무장경찰이 지키는 각종 관공서 등은 모두 높은 담으로

꼭꼭 둘러싸여 있다. 베이징 북쪽엔 만리장성이 버티고 있다. 길이 6000㎞.

중국의 안전과 부(富)를 지키려 했던 거대한 벽이다.

사합원은 높은 담장에 파묻혀 있다. 담장엔 밖을 내다 볼 수 있는 창이 거의 없다.

"안일함의 추구, 밀폐된 구조." 중국 현대 소설가 류신우(劉心武)의 평이다.

중국인의 담 쌓기는 요즘도 계속된다.

중국 회사의 사무실은 한국인들에겐 답답하게 느껴진다.

입구 한가운데를 막고 있는 칸막이 탓이다. 중국의 전통 가옥에서 안쪽 뜰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게 정문 바로 뒤에 세우는 '조벽(照壁)'의 연장선이다.

사무실에 들어서도 '무언가 가려져 있다'는 인상을 떨치기 어렵다.

직원들 사이의 업무 공간을 나눈 칸막이가 유난히 높고 또 많기 때문이다.

까치발을 해도 쉽게 안을 들여다 보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인의 생활에는 담과 칸막이, 그리고 조벽의 심리가 그대로 녹아 있다.

"중국엔 일반적으로 상품을 팔 때 남에게 제시하는 가격표 격인

'오퍼 시트'가 아예 없습니다." 중국 상인은 절대로 제품의 희망 판매가를 먼저 말하지

않는다는 게 한국인 사업가들의 말이다.

백이면 백 모두 그렇다. 대신 "당신 얼마에 사겠소?"로 흥정을 시작한다.

나를 감추고 먼저 상대를 재는 것이다.

외국인이 중국인의 담을 넘기는 쉽지 않다. 중국인조차 서로의 담을 잘 침범하지 않는다.

중국 회사에선 직위가 높아도 부하 직원의 칸막이 안을 들여다 보지 않는다.

"모든 것을 상사에게 보고하는 한국과는 다릅니다. 중국인은 꼭 필요한 사항 외엔

상사에게 알리지 않지요.

" 오히려 상사가 부하의 담을 넘어 모든 것을 알려고 할 때 중국식 업무의 틀은

망가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담과 담 사이를 연결하는 게 있다. 바로 '관시(關係)'다.

관시란 사적으로 구축된 인간관계를 말한다.

관시를 통해 부하 직원은 외부와 연결돼 있고 업무는 이를 통해 진행된다.

아무리 높은 상사라도 개인적인 관시의 네트워크를 건드렸다가는

부하도 잃고 업무도 망친다.

개인적 연결망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중국 사회는

그래서 비밀주의와 개인주의가 극성을 부린다.

제도적인 칼로 관시망을 베려면 전국적인 대수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 아니, 그럴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지대물박(地大物博)'. 거대한 땅과 풍부한 물자 덕에 중국인들은 모든 것을

자급자족할 수 있었다. 따라서 담을 쌓아 내 것만 차지해도 충분하다는 의식이 뿌리깊다.

담의 문화는 정치적으로 '중화주의(中華主義)'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내부에 모든 것을 완비하고 있으며 내가 세계의 모든 것이라는 의미에서

'천하(天下)'라는 관념이 만들어졌다. 중국인들은 지금도 이 같은 중화적 자부심을 곧잘

내세운다. 중국이 다시 담을 쌓고 있다. 이번에는 역사의 담이다.

현재의 영토에서 활동했던 다른 민족의 역사를 모조리 자신의 역사 안으로 끌어넣으려는

작업이다. 억지가 따르는 것은 물론이다. 고구려사 왜곡의 심리적 뿌리는 생각보다 깊고

질기다.

 

*** 사합원이란

베이징과 중국 동북 지방의 전통적인 가옥 형태다. 남북을 긴 축으로 하며

북쪽에 안채 격인 정방(正房)이 자리한다. 그 양 옆으로 두 곁채(廂房)가 늘어선다.

맞은 편엔 행랑채(倒座)가 위치한다. 모든 건물은 가운데 정원을 에워싸고 있다.

사합원의 기본 구조다. 주택의 사면이 담으로 둘러싸여 바깥과는 완전히 차단된 느낌을

준다. 사합원은 기원전인 한대(漢代)에 이미 골격이 형성됐다.

보통 후퉁(胡同)이라고 불리는 골목을 따라 줄지어 있다.

현재 베이징 도심에 남아 있는 사합원은 주로 명.청 시대에 지어진 것이다.

3. 자연 뜯어고치기 '공정' 행군

 

만리장성․대운하․싼샤댐…새도 훈련시켜 닭처럼 울게..생태 파괴 논란 …

이젠 '역사 성형'까지..눈이 양 옆으로 튀어나온 툭눈이(出目金),

머리 꼭대기에 눈이 붙은 정천안(頂天眼)…. 기형(畸形)일수록 사랑을 받는 금붕어들이다.

붕어의 변종인 금붕어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1500년 전 중국에서 처음 '발명'됐다. 이후 남송(南宋) 시기에 본격적으로

품종이 개량됐다. 명(明).청(淸) 시대엔 금붕어 전문 양식장인 진위츠(金魚池)가 있었다.

황궁 주변인 천안문(天安門) 남쪽 충원(崇文)구다.

이 진위츠엔 한때 100개가 넘는 양어장이 있었다.

바로 이곳에서 수많은 금붕어는 눈이 고쳐지거나 비늘이 떼어지는 고역을 치렀다.

변종을 만들어 사람들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중국인은 자연을 그대로 두려 하지 않는다. 항상 고치고 만드는, 인위(人爲)를 즐긴다.

새 또한 자유스럽지 못하다. 공원을 찾는 노인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새장을 들고 있다. 장막이 쳐진 조그만 새장의 새들은 훈련을 받는다.

다른 '목 좋은 새'의 울음을 흉내 내면 주인의 칭찬을 받는다.

'푸른턱 울타리 새'는 훈련을 받으면 '수탉의 새벽울음 소리'를 비롯해

'산까치'의 울음을 흉내 낼 수 있다. 당연히 인기 품종이다.

자연을 뜯어고치려는 중국인들의 심성은 돌을 쌓아 산을 만들고 물을 끌어와

하천을 꾸미는 '가산가수(假山假水)'의 정원 문화로 이어진다.

그 같은 문화의 시원은 설화에 나타난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 그 좋은 예다.

90세의 우공은 "내가 안 되면 아들이, 아들이 안 되면 손자가 옮긴다"는 맹세로

태형(太形)과 왕옥(王屋)의 두 산을 끝내 없앤다.

춘추전국시대 '열자(列子)'에 나오는 이야기다.

'자연에 싸움을 거는' 우공의 정신 세계는 인류사에 드문 '거대 공정(工程.프로젝트)'의

문화로 연결된다. 1500여년을 계속 쌓아 완성한 만리장성,

베이징에서 출발해 서남 쪽으로 1764㎞를 흘러 항저우(杭州)에 이르는

수(隋)대의 대운하는 고대 중국 공정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자연에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된다. 우선 50여년의 노력 끝에 길이 700여㎞,

폭 1.1㎞의 '거대 호수'를 탄생시킨 싼샤(三峽)댐 공사가 있다.

180억달러를 들여 3900㎞의 가스관을 설치, 신장(新疆)등 서쪽 지역의 가스를

동쪽 상하이(上海)로 보내는 '서기동수(西氣東輸)' 프로젝트, 창장(長江)의

물을 황허(黃河)로 끌어들여 남부의 홍수를 막고 북부의 가뭄을 해소하려는

'남수북조(南水北調)' 작업, 이 모든 것이 현대의 거대 공정이다.

거대 공정들은 자연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는 중국인의 자존심과 노력.끈기를 보여준다.

여기엔 '인정승천(人定勝天, 사람은 반드시 하늘을 이긴다)'이라는 철학적 기조가 있다.

송(宋)대 유과(劉過)의 말이다.

1950년대 말 싼샤댐 공정을 독려하는 마오쩌둥(毛澤東)이 인용했다.

문제는 '자연의 질서'까지 지배하려는 데서 생겨나는 지나친 '작위성(作爲性)'이다.

싼샤 공정은 그 커다란 규모에 맞먹는 엄청난 생태적 파괴를 충분히 검토했느냐는

지적을 받는다. 남수북조 공정 또한 그 기나긴 물줄기로 인해 파생되는 환경 파괴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평이다.

요즘 중국에선 'XX 공정'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미사여구를 동원해 업적을 칭송하는 '면자(面子.체면) 공정', 지방 관료의 치적을

선전하기 위해 벌이는 '수장(首長) 공정', 도시 외관 치장에만 열중하는

'형상(形象) 공정' 등. 이 모든 것은 바로 해당 주민의 마음만을 상하게 하는

'상심(傷心) 공정'이다. 즉 작위의 손길이 너무 강한 데서 생겨나는 관료 사회의 부패를

대변하는 것이다. 중국은 "1300여년의 오해"라며 고구려사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東北) 공정'을 추진 중이다.중국 공정 문화의 부정적 측면인 '작위'냄새가 짙다.

4. 유별난 고향사랑 산물 '회관'

 

베이징(北京) 사람들은 다른 지방 출신자들을 외지인(外地人)이라 부른다.

수도에 산다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멋쟁이 상하이(上海) 사람들 눈에는 외지인들이 다 촌놈이다.

자신들이 가장 세련됐다는 으쓱함 때문이다.

중국 남단의 광둥(廣東)성 사람들은 자신들 이외엔 모두 북쪽 사람들로 치부한다.

중국인들에겐 '인생의 4대 즐거움(四大樂趣)'이 있다. 신혼의 촛불 타는 밤(洞房花燭夜),

과거 급제(金榜題名時), 가뭄 끝의 단비(久旱逢甘霖),

타향에서 고향 친구 만나기(他鄕遇故知)가 그것이다.

이처럼 고향과 동향인(同鄕人)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틋함은 유난스러울 정도다.

홍콩 갑부 리자청(李嘉誠)을 배출한 광둥성 차오저우(潮州)는 고향 사람들끼리

서로 돕는 좋은 예다. 타지에 진출한 차오저우 사람들은 자신들이 터를 닦은 곳으로

맨주먹의 동향인들이 올 경우 세 번까지 사업 밑천을 대준다.

한두 번은 실패할 수도 있다는 끈끈한 정이 배어 있다.

 

▶ 베이징 차이스커우(菜市口) 구역에 있는 후광(湖廣) 회관.

청대 후난성 출신들의 구심점 역할을한 곳

중국인들의 고향 챙기기는 베이징에 산재한 회관(會館)에서도 잘 드러난다.

회소(會所) 또는 행관(行館)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원래 고향 출신 과거 응시자들을

접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명(明).청(淸) 시대에 치러진 과거 시험은 201회.

이를 통해 진사(進士)로 뽑힌 사람만 5만1600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합격자의 몇십배 이상이다.

바로 이들이 시험을 치르며 머물 수 있도록 지역 출신 관료와 큰 상인들이 돈을 모아

회관을 세웠다. 물론 무조건 베푸는 건 아니다.

장래 고위 관료가 될지 모를 고향 자제들을 미리 접대해 장차 도움을 받겠다는 의도였다.

실제로 이 회관에선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지역 출신 고위 관료와 상인이 모여

관가(官街)의 소식과 상업 정보를 주고받기도 했다. 중앙의 정치마당에서

자기 고향의 힘을 엮어나가는 장소로도 활용된 것이다.

일부 회관은 또 같은 품목을 취급하는 한 지역 출신의 상인들이 사업을

논의하는 장소로 운영됐다. 대표적인 회관은 후난(湖南)성 사람들이 모였던

'후광(湖廣) 회관'. 태평천국(太平天國)의 난을 진압한

일등 공신인 후난성 출신의 증국번(曾國藩)이 이곳에서 회갑연을 열었다.

신해혁명(辛亥革命)의 주인공 쑨원(孫文)이 국민당 창당 출범을 알리기도 했다.

대문호 루쉰(魯迅)도 베이징 쉬안우(宣武)구의 한 작은 골목에 있는

'사오싱(紹興:루쉰의 고향) 회관'에 8년을 머무르며 불후의 명작

'광인일기(狂人日記)'를 남겼다.

청대 말엽 베이징엔 이런 회관이 402개쯤 있었다.

각 성은 물론 현(縣)까지 회관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회관은 현재도 있다. 이름만 달리했을 뿐이다.

베이징 시내의 '산시성 빌딩(山西大厦)' '구이저우성 빌딩(貴州大厦)'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방정부가 베이징에 세운 이 빌딩들은 해당 지역 출신자들을 엮는 네트워크의 핵심이다.

그러나 지역 내 '관시(關係)의 망(網)'이 깊어질수록 지역 간 장벽은 더욱 두꺼워진다.

베이징의 한 한국인 사업가는 "중국의 각 성 간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

외국에서 수입한 물건보다 옆 성에서 들여온 물건에 더 무거운

세금이 매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의 31개 성.직할시.자치구의 경쟁은 죽기살기로 치열하다.

각 성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성 지도자의 고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지역 간 기술 이전이나 자본 교류는 기대하기 어렵다.

중앙정부로선 이 같은 지역주의의 부정적 측면이 큰 골칫거리다.

'천하란 것은 분열이 오래되면 합쳐지고, 합친 지 오래면 반드시 분열된다

(話說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

삼국지(三國志)의 첫 문장이다. 극단의 지역주의는 곧 분열로 통하기 때문이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라는 이념으로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중국을 통일했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도입한 현재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로 중국을 한데 묶기엔 역부족이다.

그 부족함을 메우려고 최근 급부상한 게 '중화주의(中華主義)'라는 중국의 민족주의다.

이 중화주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거치며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는 한동안 이 중화주의와 부대끼며 살지 않을 수 없다.

5. 집도 □ 글도 □ … 네모꼴 문화질서․위계․자기영역 중시.꽉 막힌 형식주의 낳기도

 

▶ 중국 명.청 시기 황궁 자금성의 은. 동서남북 각 방위에 문이 하나씩 있고

중간 축선에 정전(正殿)인 태화전(太和殿)을 비롯해 중화전(中和殿).보화전(保和殿) 등이 있으며

좌우가 고른 대칭을 유지하고 있다.

'무수한 사면체의 집합'. 중국의 옛 황궁 자금성(紫禁城)을 일컫는 말이다.

구중궁궐 속의 각종 건물을 필두로 황제가 신하를 만났던 조례(朝禮) 마당, 전각을 받친

축대가 모두 사면체다. 배치 또한 황궁의 축선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이다.

축선은 베이징 옛 성곽의 정남문 격인 영정문(永定門)에서 북쪽 끝 종루(鐘樓)까지

8㎞에 이르는 선이다.

"자금성의 축선을 타고 흐르는 장엄하고 아름다운 질서의식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건축물임을 보여준다.

" 현대 중국의 최고 건축가인 량쓰청(梁思成)의 극찬이다.

베이징의 전통가옥 사합원(四哈院) 역시 네모반듯하다.

모든 게 좌우 대칭인 '방형(方形)' 구조다. 이 같은 네모 구조는 중국 관가의

언어 의식에도 나타난다. 4자성어가 대표적이다. '실사구시(實事求是)'

'퇴경환림(退耕還林.논밭을 다시 숲으로 만든다)'

등 네 글자로 만든 성어는 두 글자씩 뗄 수 있는 좌우 대칭 구조다.

두 글자는 주(主)와 보(補)로 나뉘며 각 글자가 한 구석씩 담당한다는 의미에서

4자성어는 네모꼴이다.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성어식 표현을 쓰는 이유는 문자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백성에게 행정의 지침을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중국인들에겐 네모꼴의 사자성어가 알아듣기 쉽다는 이야기다.

중국 지식인들은 "중국 문화엔 네모의 방(方)과 동그라미의 원(圓)이 함께 있다"는 말을

곧잘 한다. 전자는 매사를 원칙과 계획대로 추진하는 '네모 머리(方腦殼)'로 표현된다.

후자는 임기응변에 능한 '원활(圓滑)'로 나타난다.

질서와 위계로 상징되는 중국 관가, 또는 사합원에 거주하는 상류층 등 지식인 문화의

주류를 이뤘던 것은 네모꼴 문화다. 네모꼴에 대한 선호는 자리와 질서 의식으로 이어진다.

"중국에서 부처 간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일은 거의 없다.

부처 내의 각 영역도 고유의 업무와 권한에 관한 구획이 분명하다.

" 중국 관리들을 오래 접촉해온 사람의 말이다.

그는 "북한 신의주특구 장관이었던 양빈(楊斌)이 한번에 무너진 게 대표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중국이 정한 '단둥(丹東) 인근은 개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건드렸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고금을 막론하고 중국 지배층이 활용해 온 통치 수법을 관류하는

공통점이 있다. 자리와 원칙을 엄격히 지켜 중앙과 지방의 무수한 행정체계를 한데 엮어

간다는 점이다. 네모꼴 문화는 앞뒤가 꽉 막힌 형식주의에 매몰되는 문제점을 곧잘

드러냈다. 명.청 시대의 과거시험용 문장 형태인 '팔고문(八股文)'은 단락과 행의 글자

수와 운까지 모두 맞춰야 한다.

시가 아니라 산문인데도 격식이 무척 까다로웠다.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기엔 매우 불편하다.

이처럼 형식의 아름다움을 고집했던 팔고문은 당시 관청에서도 널리 사용됐다.

그러나 인간의 진실을 충실히 전하지 못한다는 약점 때문에 팔고문이란

문장 형식은 끝내 죽어버렸다. 중국의 행정체계도 문제다.

업무 분배가 지나치게 형식적.작위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행정의 수요에 유연하게 부응하지 못한다.

상하이(上海)와 장쑤(江蘇)성 등 일부 지역 관료들이 외국의 투자 기업들에 논스톱 행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 사업가는 "새로 공장을 지으려면 1년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장 계획안에 대해 여기저기서 문제를 지적해 오지만 정작 문제를 해결하려

들면 모두 '우리 일이 아니다. 다른 곳에 가서 이야기하라'며 퇴짜 놓기 일쑤라는 것이다.

"처음엔 투자 유치 차원에서 만사를 제쳐두고 도와주는 것 같지만

돈이 실제로 투자된 다음부터는 자세가 확 바뀌는 게 대부분"이라고 한다.

중국은 고립된 수많은 네모의 집합체다. 그런데도 중국인은 어떻게 임기응변에

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걸까.

 

6. "세상천지 안되는 게 어딨나"변칙․임기응변의 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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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4 우리는 한 순간도 부처가 아닌 적이 없었다. 박종규 2011.03.10 212
3413 북부지회 송년모임 안내 북부지회 2014.12.10 212
3412 102차 용마 납행 산행 ( 11/9일 8시 교대역 1번출구) 재경31동기회 2008.10.23 213
3411 암을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소식 박종규 2009.04.15 213
3410 동해에 피는 아지랑이(1) [1] file 이승진 2009.06.01 213
3409 재경 테니스 연습 안내!!! [1] 재경31동기회 2009.07.08 213
3408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 안내 아사모 2009.06.14 213
3407 재경31동기회 상반기 모임 안내!!! 재경31동기회 2009.06.17 213
3406 타미플루·확진검사 꼭 필요한 사람 어떻게 구분하나 고영호 2009.11.05 213
3405 임시로 홈페이지가 복구 되었습니다. [1] 김태근 2009.12.07 213
3404 용마산악회 정기산행 안내 악우회 2009.06.08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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