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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피할 수 없는 술, 즐기는 3대비법은?



송년회 대비한 음주건강법



연말이면 늘어나는 송년회. 어차피 마셔야 할 술이라면 몸에 해가 덜 가도록 최대한 천천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또다시 12월이다. 술을 꽤 잘 마신다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달이다. 송년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실 때야 모르지만 다음 날 숙취로 힘들고, 술 때문에 피부도 거칠어진다. 술 마시며 먹는 안주는 두툼한 뱃살로 남는다. 그러나 피할 수도 없다. 어차피 치러야 할 일이라면 되도록 몸에 피해가 안 가게 하면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낫다.》


○ 위장약 미리 먹어도 무용지물

술을 마시기 전, 슬쩍 자리를 비운 뒤 화장실에서 제산제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제산제를 먹으면 술에 덜 취할까.

제산제를 마시면 위 점막을 보호하는 효과는 있다. 그러나 덜 취하지는 않는다. 술이 흡수되는 원리를 알면 된다.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해 속쓰림을 줄이는 약이다. 위에만 작용한다는 뜻이다. 위나 대장에서 흡수되는 알코올의 양은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소장에서 흡수된다. 아무리 제산제를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없는 이유다.

○ 막걸리는 파전-돼지고기와 찰떡 궁합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는 쌀이 원료다. 술이라는 것만 빼면 단백질, 탄수화물과 칼슘, 인, 칼륨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B가 풍부해 ‘좋은 음식’인 셈이다. 그러나 막걸리에는 발효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생긴다. 흔히 숙취라고 말하는 음주 후 두통의 원인물질이 바로 아세트알데히드다. 맛깔난다고 무턱대고 마셨다간 십중팔구 다음 날 숙취로 고생한다.

숙취를 줄이는 법이 없지는 않다. 막걸리와 같은 발효주에는 시큼한 맛이 나는 유기산이 포함되어 있어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다. 막걸리를 마실 때 파전이나 삶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막걸리의 유기산이 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장을 위협하지 않는 음식’이 안주에 좋다. 매운 낙지볶음이 좋지 않은 이유다.

① 막걸리 마실땐 맵지않은 안주를
② 마시기전 우유, 마실땐 과일안주
③ 천천히 마시고 틈틈이 물-음료수


○ 최악의 안주는 삼겹살


술을 마시기 전 배를 채워야 한다며 기름진 음식이나 밥을 든든히 먹는가. 그렇다면 다음 날 틀림없이 두툼해진 뱃살을 보게 될 것이다. 비만의학자들은 최악의 안주는 삼겹살로 본다. 소주의 알코올은 지방을 합성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장단에 맞춰 삼겹살은 바로 지방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술 마시기 전에 출출하다면 우유를 한 잔 마시는 게 가장 좋다. 또 안주로는 가급적 과일을 시켜 먹자. 탄수화물이 몸에 들어오면 핏속에 있는 당의 비율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힘든 간의 일을 이런 음식들이 대신해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먹고 토하면 괜찮지 않을까?

폭탄주를 과하게 마신 뒤, 억지로 구토를 하려는 사람이 있다. 먹은 술이 상당부분 나오면서 숙취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기분이 그럴 뿐이다. 술이 깨는 느낌은 생기지만 몸에 좋지는 않다. 술을 마신 뒤 30분 정도면 소장으로 넘어간다. 막판에 토한다 하더라도 제거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은 그다지 많지 않다. 또 위산이 역류하면서 식도에 큰 손상이 생길 수 있다.

○ 빨리 취하는 이유는 음주속도 탓

폭탄주를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아니다. 폭탄주의 알코올 도수가 14도 정도로 인체가 흡수하기에 가장 좋은 도수인 것은 맞다. 게다가 맥주의 탄산가스가 알코올이 더 잘 흡수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볼 때 폭탄주는 알코올을 빠르게 흡수시키는 역할밖에 하지 않는다.

유준현 서울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폭탄주를 마시면 더 빨리 취하는 이유는 거의 전적으로 마시는 속도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어떤 술을 마시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마시느냐가 다음 날 몸 상태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폭탄주를 돌릴 때 ‘파도타기’ 등으로 자주 권하고, 계속 마시게 하는 탓에 술에 더 빨리 취하고 많이 마시게 된다는 것. 알코올을 짧은 시간 안에 다량으로 섭취하면 간은 해독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이 때문에 술잔이 돌 때 물, 주스, 이온음료를 틈틈이 마시는 것이 좋다. 이온음료를 마시면 취기가 더 빨리 돌지 않느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이 방법이 옳다. 이온음료에는 전해질 성분이 많아 숙취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2차 또는 3차로 노래방에 가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면, 정신을 차리는 데 좋기도 하지만 노래 부르는 동안 술을 안 마신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도움말=유준현 서울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전용준 다사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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