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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마지막 인사드립니다.

2010.03.05 18:27

김선휘 조회 수:349

 

너무나 많은 사랑과 정성 앞에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으로 고맙다는 
마지막 인사말씀 드립니다.

남편은 보답해야 할 일도 잊은 채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조금 더 견디어 내어 이겨 낼 줄 알았는데,  기적이라도 일어 날 줄 알았는데
크지도 않은 작은 유골함에 반조차 채워지지 않는 한 줌의 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아직 집안  곳곳에 남편의 온기가 있는 손길이 남아있으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마음에만 보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이 아주아주 클 뿐입니다.

 


호스피스병동에서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면서도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 
죽음을 인정할 수 없어, 입원해 있던 스무날 동안 잠 못 이루고
고통스러워 한 남편이 너무나  가엾고 안쓰럽습니다.


간기능이 다해 붉은 반점이 올라 퉁퉁 붓고 물집이 터져 나온 다리가 아파

힘들어 한 모습이 너무나 가엾습니다.


일 주일 정도의 목숨을 남기고 거동이 어려우면서 간호하는 와이프 힘들까봐 혼자 힘으로
화장실에 몇 번이고 몰래 가다 휘청거리며 주저앉을 뻔 한 다리가 가슴 시리고 서럽습니다.


자신이 먼저 갈 처지인데 같은 병실에 입원 한 경남고 선배분의 건강을 걱정하며
선배분의 다리를 만져 보며 걱정하던  남편이 애처롭습니다.


임종방에서 혀가 굳어 있어 말을 할 수가 없어  스무살도 되지 않은 큰 아들에게
엄마와 동생을 부탁한 부릅 뜬  눈도 가슴을 헤집어 놓습니다.


너무 많이 아파했는데 그렇게 가 버릴 줄 알았으면 진통제라도 마음껏 맞게 놓아 둘 걸

어리석은 와이프 때문에 더 많이 아파하다가 가버린 남편이 너무너무 가엾습니다.


너무나 인간적인 남편인데 이승의  짧은 생이 한스럽고 가엾기만합니다.

 

그 동안 베풀어 주신 사랑을 비록 남편은 갚지 못하였지만

저희 아이들이 나누는 사랑을 아버지의 동창회를 보고 배웠으니

그 고마움 잊지 않고 저희보다 더 작은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습니다.

 

멀리 장례까지 오셔서 조언 해주시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저희 유족을 위로해주시고
아픔을 아우르시며  몇 번이고 오셔서 발인까지 함께 해 주신  분들과 부족한 저희에게
그 동안 위로와 격려 해주신  경남고31회 모든 동기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남편 동기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10년 3월 5일

                                                                                                                                                                   선휘아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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