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1. 

지난 주, 금요일 오전, 해외로 떠나는 서원(?) 학생들의 장도를 축하해 주고, 그들의 작은 공연을 보았다. 역시, 공연의 관건은 기예에 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가령, 성악이 노래가 전부가 아니고, 미술이 그림이 전부가 아니며, 스피치가 말솜씨가 전부가 아니다. 그것들은 두루 '퍼포먼스'이고, 당연히 전인격이 간여한다. 학생들의 바이올린이나 북장구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어떤 공연보다 감동적이었다. 내가 그들과 고전을 붙들고 같이 호흡했다는 것이 ‘공연’ 이전에 감동을 예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후 다른 일정까지는 4시간 정도 비어 있었다. 나는 그날 개봉한 <언브로큰>을 보러 갔다. 전설 속의 피카딜리는 이제 롯데시네마에 소속된 것을 알았다. 


보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2시간 20분 정도의 줄거리 개략은 이렇다. 


1)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루이 잠페리니는 천상 악동에 말썽꾼이었다. 말 안 듣는 것은 기본이고, 보는 대로 훔치고, 어린 나이에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그 열정을 마라톤으로 돌리게 한 것이 형 피트였다.


2) 

주위의 찬사와 여학생들의 반응에 고무되어 일취월장, 1936년 최연소로 베를린 올림픽에 나가게 되었다. 5,000미터, 우승은 못했지만, 마지막 트랙을 신기록을 세우며 질주했다. 감동한 히틀러와 직접 악수를 나누고 이야기를 했다. 40년 동경올림픽은 열리지 못했고, 그는 폭격병(?이런 이름이 있나... 영어로는 bombardier라고 하던데...) 


3) 하와이 기지에서, B-24를 타고 출격한 어느 날, 기체에 540여발의 총탄을 맞고 겨우 기지로 귀환한 기쁨도 잠시, 곧 이어 실종한 비행사들을 찾아나선 길에, 정작 그들 비행기가 엔진 고장으로 바다에 불시착한다. 뗏목 2개에 살아남은 사람은 셋. 망망대해에, 물 깡통 몇 개와 초콜릿 몇으로 구조대를 기다린다. 그러나, 허사... 이들은 물경, 47일을 구명정 위에서 낮에는 뜨거운 태양과 목마름, 배고픔, 그리고 주변을 돌며 호시탐탐 노리는 상어떼와 더불어, 그리고 밤에는 차가운 추위와 냉기를 견디며 어디로인지로 흘러, 흘러 간다. 


어느날 나타난, 일본군 비행기의 사격을 받아 구명정은 벌집이 된다. 키트로 구멍을 떼워 구명정 하나를 살려 셋이 들어간다. 30여일, 한 사람은 죽고, 둘이 남았다. 


구명정에 앉은 알바트로스를 잡아 속을 열어먹다가 다들 구토에 시달리지만, 곧 적응한다. 작은 물고기를 낚기도 하고, 그 마저 여의치 않자 대담하게 주위를 도는 상어를 잡을 작정을 한다. 놀랍게도 “성공한다!”


4)

기진 맥진, 그로기 상태가 된 그들에게 문득 큰 그림자가 덮이고, 눈을 뜬 그들 앞에는 일본군들이 내려다 보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바다로부터는 구조되었지만, 이제 일본군들의 학대와 참수 앞에 무방비로 던져진 셈이 되었다. 콰잘레인, Exicution Island로 불리던 곳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둘은 무슨 영문인지, 일본 본토의 캠프로 보내진다. 거기서 겪은 2년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새”라는 별명으로 불린 사나이, 와타나베 무쯔히로, 이유도 없이 패고, 괴롭힌다. 진급한 그가 다른 곳으로 전출되자 안심하는 것도 잠시, 다른 캠프로 이송된 루이 앞에, 그곳에 그 와타나베가 기다리고 있었다. 석탄 작업을 하다 다리를 삐고 절룩거린다... 압권은 통나무 들기였다. 엄청나 보이는 나무 덩어리를 들고 있게 하고, 떨어뜨리면 무조건 쏘라고 위협한다. 다들 숨죽여 보고 있고, 루이는... 끝까지 들고, 마침내 소리까지 지르는 초인적 결기를 보인다. 새(?)는 당혹해 하고, 패배를 자인하는 제스처를 취한다.  


일본의 패전이 짙어지는 것을 그들도 느끼고 있었지만, 그들은 내내 “kill-all policy”를 듣고 있었기에, 포로들은 죽음이 그만큼 가까워 져 있다고 두려워했다. 


어느날, 거짓말처럼 전쟁이 끝났다. 목욕을 하러 강에 들어간 그들의 머리 위로 비행기들은 레이션들을 낙하시켜주고 있었다. 루이는 와타나베의 방으로 찾아갔지만,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영화는, 그가 그토록 그리던 가족과 재회하는 장면에서 끝났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83 스승의 날 행사에 동기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재경동기회 2015.05.06 1126
3682 봄밤을 즐겨볼까 정용정 2015.04.28 269
3681 < 2015년 31' 어울림한마당 개최 안내> 사무국장. 2015.04.19 350
3680 벚꽃 지다: 또박또박 정용정 2015.04.18 229
3679 2015년 봄맞이 청계산 산행 및 단합모임 공지(4/18) _ 경남중고 31회 재경동기회 윤범 2015.04.07 405
3678 제 47회 재경 기별야구대회 김대식 2015.04.06 249
3677 제1회 당구대회 개인전(재경) 재경동기회 2015.04.06 213
3676 제 47회 기별야구대회 안내(재경) 재경동기회 2015.04.06 170
3675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박종규 2015.04.06 203
3674 서부지회 4월 정기 모임 안내 [1] 사무국장. 2015.04.01 263
3673 북부지회4월 정기모임 [1] 북부지회 2015.03.28 196
3672 동부지회 4월 정기모임 안내 [1] 동부지회 2015.03.18 287
3671 " 2015년 이사회 및 정기총회 개최 안내" [1] 사무국장. 2015.03.07 187
3670 주꾸미와 반려伴侶 [4] 정용정 2015.03.06 294
3669 이 순간: 꽃샘 추위와 꼬치집 정용정 2015.03.04 230
3668 한양호일(漢陽好日) 정용정 2015.02.28 231
3667 요즘엔 다 쓰고 죽는다는 '쓰죽회'가 유행" 박인정 2015.02.24 413
3666 자갈치 박인정 2015.02.15 428
3665 기름기 낀 혈관비만이 심근경색 부른다, 무서운 고지혈증!!! 박인정 2015.02.11 327
3664 故 정문 弔辭 김태근 2015.02.09 3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