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으 愛馬
2007.04.14 18:12
자전거 타는 사람 /김기택
당신의 다리는 둥글게 굴러간다
허리에서 엉덩이로 무릎으로 발로 페달로 바퀴로
길게 이어진 다리가 굴러간다
당신이 힘껏 밟을 때마다
넓적다리와 장딴지에 바퀴무늬 같은 근육이 돋는다
장딴지의 굵은 핏줄이 바퀴 속으로 들어간다
근육은 바퀴 표면에도 울퉁불퉁 돋아있다
자전거가 지나간 길 위에 근육무늬가 찍힌다
둥근 바퀴의 발바닥이 흙과 돌을 밟을 때마다
당신은 온몸이 심하게 흔들린다
비포장 도로처럼 울퉁불퉁한 바람이
당신의 머리칼을 마구 흔들어 헝클어뜨린다
당신의 자전거는 피의 에너지로 굴러간다
무수한 땀구멍들이 벌어졌다 오므라들며 숨쉬는 연료
뜨거워지는 연료 땀이 솟는 연료
그래서 진한 땀냄새가 확 풍기는 연료
그 연료가 타는 힘으로 당신의 다리는 굴러간다
당신의 2기통 콧구멍으로 내뿜는 무공해 배기가스는
금방 맑은 바람이 되어 흩어진다
투명한 콧김이 분수처럼 솟아오른다
달달달달 굴러가는 둥근 다리 둥근 발
둥근 속도 위에서 피스톤처럼 힘차게 들썩거리는
둥근 두 엉덩이와 둥근 대가리
그 사이에서 더 가파르게 휘어지는 당신의 등뼈
을숙도 상류쪽 낙동강을 거슬러 오르면 만나는 둔치를 왕복하면서
철새무리도 찍고, 하체 훈련도 할 겸.
지난 2월에
2007년식 2400cc,
그러니까 (3X8=24단) 愛馬 두 대를 장만하였다.
추위에 아랑곳 않으며
'씽~씽~' 강바람을 가르면서 잘도 다녔었는데.
3월 꽃샘추위를 만나면서
졸지에 愛馬는 마굿간을 지키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오늘, 주말을 맞아
봄산행에 거들떠보지 않던 愛馬를 타고
갈대 나부끼는 샛노란 유채밭을 따라
두어시간 페달에 몸을 실어보니
상쾌, 그 자체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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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아!
맨발로 지구를 돌리더니 드디어 페달로 지구를 돌리는걸로 바깠구나...
하여튼 보기 좋다!
낙동강변에도 유채꽃이 저래 많이 피어있나?.
요새는 유채꽃은 제주도가 따로 없네?
한강변에도 엄청 피어있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