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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1회 동기회

경남고등학교 제31회 동기회

칠불통게(七佛通偈)

2012.10.23 11:57

박종규 조회 수:11540

불교를 한마디 일러서 이야기 할 때 칠불통게(七佛通偈)라는 게송이 있다.
즉, 불교의 역사에 의하면 석가모니 부처님 이전에도 여섯 분의 부처님이 계셨고,
일곱 분의 부처님이 설하신 불교의 공통적인 가르침이라는 뜻인데,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가 그것이다. 

모든 악은 비록 작은 것이라도 짓지 말고
모든 선은 비록 작더라도 빠짐없이 받들어 실천하라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
그것이 모든 부처님들의 가르침이다.

7불통게를 처음으로 대하였을 때 솔직히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세계의 4대 종교인 카톨릭, 개신교, 이슬람교 등에서 뿐만 아니라
동양의 유교, 도교 등 어떠한 종교에서도 그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심지어 3살짜리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불교는 깨침, 깨달음의 종교라고 하는데,
諸惡莫作 衆善奉行하라는 가르침만으로 과연 타의 종교와 차별을 할 수 있는 
불교라 할 수 있을까?


비슷한 이야기가 또 있다.
당나라 시대에 조과도림 선사가 있었는데, 나무위에 새집과 같이 만들어놓고 올라가서 
정진하였다. 그래서 호를 조과(鳥窠) 또는 작소(鵲巢)라 하였다. 
당송팔대가 중 한 사람인 백거이가 고을의 태수로 부임하여 선사를 찾아와서 
나눈 대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선사를 보고, 

“계신 곳이 심히 위험합니다.”라고 하니, 선사가 말하기를, 
“태수가 위험한 것이 더욱 심하오.” 
“선사는 나무위에 있고 저는 땅에 안전하게 있거늘 어찌하여 더 위험합니까?” 
“왜냐하면 번뇌의 불이 서로 교차하고 식성(識性)이 멈추지 않으니 위험할 수밖에 없지 않소.”라고 하였다. 

백거이가 다시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대의입니까[如何是佛法大義]?.”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잘 봉행하는 것입니다[諸惡莫作 衆善奉行].” 
“세살 먹은 아이도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三歲孩兒也解恁麽道].” 
“세살 먹은 아이도 비록 말할 수는 있지만 80세를 먹은 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렵다네
[三歲孩兒雖得道 八十老人行不得].”라고 하였다. 

백거이는 그 말에 크게 깨닫고 조과도림 선사를 받들어 모시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백거이가 깨달은 바가 무엇인지는 우리로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추측컨대, 불교의 가르침이란 최소한 ‘말’에 있지 아니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불교는 고구정녕 ‘생명의 실상’ 즉 ‘궁극적인 실재(실제로 있다, 없다고 오해하시면
아니 됨)’는 우리의 생각과 언어(개념)로써는 이를 수 없다고 한다.
다른 표현으로 ‘생명의 실상’은 4차원 이상의 고차원의 세계인데
3차원의 세계인 언어로는 그 실상을 드러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체만물의 실상은 ‘空’이라고 한다.
그러나 ‘空’이라는 말도 부득이 실상에 가장 가까운 기호, 암호로써 표현한 것이라고
여겨야 하므로 결국 ‘空’도 ‘空’이다.

(이러한 사유는 동양의 노장사상의 道, 주자의 성리학에서 말하는 理와 氣에서도 
유사한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서양의 현대 언어철학의 거장 비트겐스타인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는 침묵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는데 
서양의 사유에서도 이러한 유사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왜 불교에서는 언어로는 ‘궁극적인 실재’를 표현할 수 없다고 하였음에도 
팔만사천의 법문이 있다고 겁주고 있고,
석가모니 부처님은 49년 동안 설법을 하였음에도 한마디 설법도 한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띠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진리는 설해 질 수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진리를 
만약 언어 문자로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우리는 그 진리에 다가가는 길조차 찾을 수 없다.
그리하여 팔만사천 법문은 금강경에서 말하는 ‘뗏목’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한 방편이라고 설한다.

그러면 칠불통게로 다시 돌아가자 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위 16자 중 諸惡莫作 衆善奉行 是諸佛敎의 12자는 그런대로 의미가 와 닿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마음을 스스로 맑게한다’는 自淨其意다. 
諸惡莫作 衆善奉行하면 자동적으로 自淨其意가 된다는 것인지
아니면 諸惡莫作 衆善奉行하는 가운데 그 마음을 맑게하여야 하는 어떠한 秘法이 있는 것인지
자동적으로 自淨其意가 된다는 입장이라면 결국 ‘불교에는 불교가 없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고, 자동적으로 自淨其意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면 
팔만대장경은 자정기의의 주석이라고 보아야 한다. 
어~휴 어느 세월에 팔만대장경을 다 들여다본다는 말인가?
팔만대장경도 결국 암호투성이 아닌가? 절망, 실망 벼랑 끝에 선 기분이다.

세계의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알기 위하여 세계의 바닷물을 다 마셔보아야 하는가
여기서 物極必反,  절망이 극에 다다르면 희망이 솟는 법....
불교의 가르침은 是非, 善惡, 有無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해소하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오직 모를 뿐이지만 오직 할 뿐”이라는 숭산 대선사의 법문이 생각난다.
 自淨其意를 놓아버리고 오직 諸惡莫作하고 衆善奉行하라
 自淨其意는 오직 모를 뿐이고 오직 諸惡莫作하고 衆善奉行하자
그럴 경우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平凡속에 非凡이 있고,
日常이 聖事가 되지 아니하겠는가?
(물론 非凡과 聖事에 실체를 부여하면 곤란하지만)

당나라 조주 선사는 불법의 대의가 무엇인가를 묻는 제자에게
“喫茶去(끽다거)” 차나 한잔 하라고 대답하였는데
불법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을 일러 준 것이 아니겠는가? 

나무 석가모니불 !!!
나무 석가모니불 !!!
나무 석가모니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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